남자성인용품대표브랜드 SM플레이 레드커머스 러브나인 레드피에스

두산 베어스가 꿀맛 같은 3일 휴식 뒤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 팀 최초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플레이오프까지만 해도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자격을 증명한 두산은 오히려 한국시리즈에 돌입하자 자신들이 증명한 자격을 잊은 분위기다.

 

두산은 11월 15일 고척돔에서 열린 KT WIZ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대 6으로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14일 한국시리즈 1차전 2대 4 패배에 이어 2연패에 빠진 두산은 한국시리즈 1, 2차전 승리 팀 우승 확률 89.5%(19번 가운데 17회)를 KT에 넘겼다.

 

- 악몽이 된 고척돔 내야, 두산 수비답지 않은 수비 이어졌다 -

1, 2차전 승패를 가른 첫 번째 요인은 단연코 수비다. KT는 경기 내내 두산 전성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내야 그물망 수비를 선보였다. 특히 2루수 박경수의 2차전 1회 초 다이빙 캐치 뒤 병살타 연결 호수비는 시리즈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꾼 전환점이었다. KT는 1회부터 3회까지 3이닝 연속 병살타 수비로 두산의 기를 확실히 꺾었다. 내야 수비에서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KT 이강철 감독은 2차전 승리 뒤 “수비로 이겼다. 분위기가 다운되는 상황에서 박경수의 수비 하나에 더그아웃 분위기가 확 올라왔다. 병살 4개를 잡았는데 다 중요한 순간 나왔다. 박경수와 황재균은 원래 수비를 잘하는데 강백호도 상당히 수비를 잘해주고 있다. 강백호의 몫도 컸다”라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반대로 두산은 1차전부터 내야 수비가 흔들렸다. 1차전 허경민과 김재호의 결정적인 실책으로 흐름을 넘겼던 두산은 2차전에서도 매끄럽지 못한 내야 번트 수비로 5회 말 빅 이닝 허용의 시발점을 만들었다.

 

세 차례 포스트시즌 난관을 거치면서 두산 야수진의 피로 누적이 수비에도 영향을 끼치는 그림이다.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고척돔의 경우 인조 잔디 구장으로 타구 속도가 다른 구장과 비교해 빠른 편에 속한다. 두산 홈구장인 잠실구장과는 확연히 다른 타구 속도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두산 야수진들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는 정규시즌 한 경기와 비교해 체력 소모가 차원이 다르다. 플레이오프 뒤 3일 휴식을 취했어도 체력 회복이 쉽지 않았을 거다. 전반적인 피로 누적 아래 순간 수비 동작이 조금씩 느려질 수밖에 없다. 타구 속도가 빨라진 고척돔에서 팀 내야 수비가 흔들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바라봤다.

 

- 침묵 이어지는 양석환·박건우, 중심 타선 해결사 역할 절실하다 -

두산 야수진이 느려진 건 수비 동작뿐만 아니라 스윙도 마찬가지다. 플레이오프까지 뜨겁게 타올랐던 두산 방망이는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귀신 같이 차갑게 식었다. 산발적인 출루가 이어져도 결정적인 적시타가 나오지 않는 답답한 흐름이 반복됐다.

 

특히 KT 타선과 비교해 홈런이 나오지 않은 부분은 경기 흐름을 뒤집기 버거워진 장면이다. KT는 1차전 배정대의 결승 솔로 홈런, 2차전 황재균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한순간에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하지만, 두산 타선은 푹 쉰 KT 마운드를 상대로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호세 페르난데스와 강승호를 제외하고 홈런 등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김재환과 양석환의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특히 양석환과 박건우는 이틀 연속 무안타 침묵에 그치면서 중심 타선 역할을 소화하지 못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야수진의 체력 소모 여파를 잘 안다. 하지만, 당장 주전 선수가 아닌 백업 선수를 기용하는 것도 리스크가 크다. 1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오재일과 김재환을 기다려줬듯이 이번에도 주전 야수들을 믿을 수밖에 없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본인 몸 관리를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은 경기 중간 체력 안배로 바꿔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물론 포수 포지션인 박세혁이 가장 힘들겠지만, 선수들이 잘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어쩔 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 KT로 넘어간 흐름에 필승조 투입도 고민, KS 올라온 자격 잊은 듯한 두산 -

단기전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건 수비 실책과 홈런이다. 두산은 이 두 가지 요소에서 KT에 완전히 밀리는 흐름을 보였다. 그래서 3, 4차전 전망이 더 불투명해졌다. 어깨 부상 뒤 오랜 재활을 거치고 3차전에서 복귀하는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는 상수가 아닌 변수에 가깝다. 미란다를 뒷받침할 수비 디테일과 홈런이 나오지 않는다면 두산은 또 기세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도 2차전 종료 뒤 다소 늦은 선발 투수 최원준 교체 타이밍과 관련해 “오늘 경기 흐름을 봤을 때 홍건희와 이현승을 쓸 타이밍이 아닌 듯해 쓰지 않으려고 했다. 이승진으로 바로 갈까 했는데 뒤쪽에 몸 푸는 타이밍이 늦었다. 홍건희가 유한준 타석 때 바로 들어가야 했는데 쓰고 싶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경기 흐름을 봤을 때 필승조 투입을 망설였단 김 감독의 말은 곧 전반적인 시리즈 흐름 자체가 KT로 넘어간 걸 인정한 셈이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 호수비와 집중력이 더 빛났기에 두산이 경기 중간 승기를 잡을 타이밍이 보이지 않았다. 두산이 어떤 패를 내더라도 KT가 항상 한 발짝 앞서는 경기 흐름이 만들어졌다. 체력적인 우위에 선 KT가 디테일과 힘까지 두산을 압도하는 그림이다.

 

1, 2차전 내용만 본다면 두산은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자격을 잊은 듯한 참담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분명히 반전의 기회는 찾아온다. 그리고 그 반전은 반드시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만들어야 한다. 미란다를 앞세운 3차전마저 무너진다면 두산은 시리즈 싹쓸이 패배라는 악몽까지 각오해야 한다. 모든 환경 조건과 경기력, 분위기는 KT의 시리즈 압승으로 향한다. 과연 두산이 이를 뒤집는 진정한 ‘미러클’을 보여줄 수 있을까.

 

11월 16일 오전 10시 30분 유튜브 채널 '스포츠춘추'에서 '라이브 브리핑'을 시작합니다. KBO '리그 중단'과 관련해 엠스플뉴스가 취재한 내용 가운데 가장 중요한 보도입니다. 야구팬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